김치는 우리조상들에게 겨울동안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을 제공해주는 훌륭한 식품이었고 최근 들어서는 김치에는 유산균과 식이섬유가 풍부하기 때문에 정장작용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항비만 효과, 항산화 효과, 항암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2006년 미국의 건강전문잡지 ‘헬스’가 세계5대 건강식품으로 스페인의 올리브유, 그리스의 요구르트, 일본의 콩 식품, 인도의 렌즈콩과 더불어 한국의 김치를 선정한 사실도 김치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김치가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우리가 김치를 먹을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김치의 맛일 것이다. 오늘은 어떻게 하면 좋은 김치의 맛을 오랫동안 유지 할 수 있을지 살펴보자.

김치의 발효는 거의 유산균들에 의한 젖산발효 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주요한 작용을 하는 유산균들은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 무, 마늘 등에 붙어 있던 것으로 요구르트와 같은 동물성 식품에서 유래된 유산균들과는 그 종류가 다르다. 김치에서 주로 발견되는 유산균들은 와이셀라(Weissella), 류코노스톡(Leuconostoc),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속 유산균들이다. 대체적으로 김치의 발효초기와 중기에는 와이셀라와 류코노스톡속 유산균들이 주종을 이루며, 이들 유산균들에 의해서 김치의 품질이 결정된다고 알려져 있다. 와이셀라와 류코노스톡속 유산균들의 젖산발효에 의해 낮아진 pH로 인하여 유산균을 제외한 다른 세균들은 살 수 없게 된다. 또한 이들 유산균들은 발효과정에서 젖산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 초산, 만니톨, 덱스트란, 알코올 등도 만들어 내기 때문에 김치의 맛과 향을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발효가 진행될수록 김치의 pH는 더욱 낮아지게 되고 산에 대한 내성이 약한 와이셀라와 류코노스톡속 유산균들은 쇠퇴하고 산에 대한 내성이 강한 락토바실러스속 유산균이 주종을 이루게 되는 발효 후기에는 김치가 급속도로 시어지게 되어 그 품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래서 락토바실러스속 유산균들이 자라는 시기를 늦춰서 김치의 품질을 오랫동안 유지시키려는 연구가 많았으나 현재까지 가장 좋은 방법은 온도조절을 통해서 발효 속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김치냉장고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김치 냉장고의 온도 조절 방식은 김치가 적당히 익는 발효시점 즉 와이셀라와 류코노스톡이 주종을 이루는 초기 발효를 저온에서 진행시키고, 락토바실러스속 유산균들이 주종을 이루는 시기로 넘어가지 못하도록 -3℃에서 0℃ 사이의 얼 듯 말 듯 한 온도에서 김치를 보관하는 것이다.

<여러가지 종류의 김치 냉장고>

김치의 품질에 영향을 많이 끼치는 또 다른 요소는 주재료인 배추의 품질과 소금의 종류이다. 김치 유산균들이 자라는데 필요한 당들의 주요 공급처는 배추인데, 당의 함량이 높은 배추가 유산균들의 초기 생육을 쉽게 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또한 소금은 유산균이 자라는데 필요한 미량원소인 미네랄들을 제공하게 되는데, 소금의 종류에 따라 포함되어 있는 미네랄들의 종류와 함량이 다르기 때문에 김치발효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천일염, 그 중에서도 ‘토판염’이라고 불리는 전통식 소금이나 이삼년 묵혀 간수가 제거된 천일염을 사용한 김치가 정제염이나 당해 생산된 일반 천일염을 사용한 김치보다 그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최근에 발표된 바 있다.

<토판염과 일반천일염 비교: 왼쪽이 토판염이 오른쪽이 간수가 제거되지 않은 일반 천일염이다>

종합해보면, 김치를 담글 때 단맛이 많이 나는 배추를 고르고, 소금은 비싸더라도 토판염이나 묵은 천일염을 구입해야 한다. 김치가 적당히 익을 때 까지 저온에서 숙성해야 하며 그 이후에는 얼 듯 말 듯 한 온도에서 보관하는 것이 맛있는 김치를 오랫동안 먹을 수 있는 방법이라 하겠다.


본문은 대구가톨릭대학신문에 김치유산균이 투고한 글임을 밝힙니다.
기사원문은 아래 링크를 통해서 보실 수 있습니다.

Posted by 김치유산균

김치과학 이야기 라는 블로그를 만들어 놓고 거의 2주동안 포스팅을 하나도 하지 않았네요..김치에 관한 과학적 사실을 대중에게 알린다는 거대한 계획을 세워두고는 바쁘다는 핑계로 포스팅을 하지 않으니, 블로그가 아직 찾아오는 사람 하나 없는 것이겠지요..
아무튼 오늘부터 한 2주 동안은 조금 시간이 한가하니 집중적으로 여려개의 글을 포스팅 할까 합니다. 그 첫번째가 김치에서 새로 발견된 신종 유산균들에 대해서 입니다.

 

김치는 한국의 독특한 채소발효식품으로 다른 지역의 발효식품과는 구분되는 독특한 특징들을

김치과학 이야기 라는 블로그를 만들어 놓고 거의 2주 동안 포스팅을 하나도 하지 않았네요..김치에 관한 과학적 사실을 대중에게 알린다는 거대한 계획을 세워두고는 바쁘다는 핑계로 포스팅을 하지 않으니, 블로그가 아직 찾아오는 사람 하나 없는 것이겠지요..
아무튼 오늘부터 한 2주 동안은 조금 시간이 한가하니 집중적으로 여러 개의 글을 포스팅 할까 합니다. 그 첫 번째가 김치에서 새로 발견된 신종 유산균들에 대해서 입니다.

 

김치는 한국의 독특한 채소발효식품으로 다른 지역의 발효식품과는 구분되는 독특한 특징들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김치연구자들은 김치발효에 관여하는 미생물 중에 김치에서만 발견되는 고유의 미생물이 있을 것으로 오래 전부터 생각해 왔었죠. 그러나 2000년대 이전에는 김치에서 새로운 미생물의 발견되었다는 보고가 한 건도 없었습니다. 이유는 미생물을 분류하는 연구방법 때문이었습니다. 1990년대 말까지 김치연구자들은 김치에서 분리한 미생물들을 주로 생화학적인 특징을 가지고 동정(어떤 세균인지 알아내는 일)을 했었습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요, 분리된 세균이 어떤 영양소를 이용할 수 있고, 어떤 온도 범위에서 자랄 수 있고, 어떤 pH 범위에서 자랄 수 있는지 등에 관해서 조사를 해서 분류하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이러한 겉으로 드러나는 특징들을 표현형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표현형을 통해서 분류하는 방법들을 사용한 연구는 많은 노동력이 필요했을 뿐만 아니라, 결과에 대한 신뢰도도 많이 떨어져서 정확한 동정을 하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같은 세균임에도 어떤때는 그 온도에서 자라기도 하고, 어떤 때는 안 자라거나 어떤 영양소가 없이도 자랄 때도 있고, 그 영양소가 없으면 못 자랄 때도 있는 등 들쭉날쭉한 결과들을 나타내는 현상들을 보이기 때문이죠.
그러다 보니, 당시의 연구자들은 김치에서 분리된 세균들이 신종이라 하더라도, 신종인지 기존에 발견된 세균과 같은 종인지 구별하는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김치의 미생물을 연구하는 미생물학자들은 세균의 유전자를 분석하는 방법을 통해서 동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미생물의 전체 DNA 서열가운데 특정 부분을 PCR이라는 복사방법을 사용해서 무수히 많은 양을 얻어내어, 그 부분의 DNA A, T, G, C 순서에 따라서 분류하는 방법을 쓰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러한 방법은 일리노이 주립대의 워즈 교수가 처음 시도한 방법인데요, 현재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세균의 동정방법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러한 유전자 분석 방법으로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세균들이 김치에서 속속 발견이 되는데요. 오늘 이들 새로운 김치 유산균에 대해서 소개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Lactobacillus kimchii (
락토바실러스 김치아이)

가장 먼저 발견된 신종 김치유산균은 락토바실러스 김치아이입니다. 2000년에 생명공학연구원의 박용하 박사팀과 성균관대학교 강국희 교수팀의 공동 연구로 국제 미생물 분류학의 권위지인 International Journal of Systematic and Evolutionary MicrobiologyLactobacillus kimchii sp. nov., a new species from kimchi”라는 제목의 논문이 실리게 됩니다. 김치에서 신종 유산균이 발견을 보고한 역사적인 논문이죠. 사진을 하나 보여드렸으면 좋겠는데, 현미경사진을 찾을 수 가 없네요. ‘락토바실러스라는 이름을 갖는 유산균들은 간균이라고 불리는 막대기 모양의 세균이니까 모양은 막대기 모양입니다. 물론 김치에서 발견되는 모든 막대기 모양 세균이 락토바실러스 김치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은 잊지 마세요. 사실 락토바실러스 김치아이는 그렇게 높은 빈도로 발견되는 김치유산균은 아니랍니다.

 

2. Leuconostoc kimchii (류코노스톡 김치아이)

락토바실러스 김치아이와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류코노스톡 김치아이라는 유산균도 있습니다. 사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발표가 되었기 때문에 어떤 게 실제로 먼저 발견된 것인지는 확실치는 않습니다. 류코노스톡 김치아이를 발견한 연구팀은 인하대학교 김정호 교수님, 한홍의 교수님 그리고 미생물자원센터에 근무하시던 천종식 박사님(현재 서울대학교 교수)이 공동으로 International Journal of Systematic and Evolutionary Microbiology에 발표를 하게 됩니다. 이 류코노스톡 김치아이에 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최근까지 많은 연구결과들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이것들에 대해서는 차차 다른 포스트를 통해서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3. Weissella kimchii (웨이셀라 김치아이)

세번째로 발견된 웨이셀라 김치아이 또한 International Journal of Systematic and Evolutionary Microbiology에 발표되었으나 아쉽게도 조금 일찍 일본에서 발견되어 논문으로 발표된 Weissella cibaria (웨이셀라 시바리아)와 같은 세균으로 밝혀져 현재는 와이셀라 시바리아로 불려지고 있습니다.


Weissella cibaria로 이름이 바뀐 Weissella kimchii 의 주사전자현미경 사진

International Journal of Systematic and Evolutionary Microbiology (2002), 52, 507–511

 


4. Weissella koreensis (
웨이셀라 코린시스)

자랑스런 한국 Korea를 이름으로 넣은 웨이셀라 코린시스는 2002년 한국생명과학연구원과 연세대의 공동연구로 발견되어 International Journal of Systematic and Evolutionary Microbiology에 발표되었습니다. 이전까지 김치의 주요 미생물들은 류코노스톡과 락토바실러스라고 알려졌었는데, 웨이셀라 시바리아와 웨이셀라 코린시스가 발견된 이후 웨이셀라, 류코노스톡, 락토바실러스 속 유산균들이 김치 발효의 주요 미생물인 것으로 보고가 많이 되었습니다(참고문헌이 기억이 안 나서 일단은 참고문헌 없이 올립니다. 나중에 문헌을 찾아서 붙이겠습니다).

 

5. Leuconostoc inhae (류코노스톡 인해)

류코노스톡 김치아이를 발견했던 인하대 한홍의 교수님과 김정호 교수님 팀이 2003년도에 또 하나의 새로운 류코노스톡 속의 유산균을 김치에서 새로이 발견합니다. 학교의 이름을 따서 류코토스톡 인해라고 명명된 이 유산균은 현재까지 마지막으로 발견된 김치유산균 입니다.




Leuconosotc inhae
의 주사전자현미경사진

International Journal of Systematic and Evolutionary Microbiology (2003), 53, 1123–1126

 

이후에 새로 발견된 유산균들에 대한 포스트를 보시려면 클릭  


 

참고문헌

1.     International Journal of Systematic and Evolutionary Microbiology (2000), 50, 1789–1795

2.     International Journal of Systematic and Evolutionary Microbiology (2000), 50, 1915–1919

3.     International Journal of Systematic and Evolutionary Microbiology (2002), 52, 507–511

4.     International Journal of Systematic and Evolutionary Microbiology (2002), 52, 1257–1261

5.     International Journal of Systematic and Evolutionary Microbiology (2003), 53, 1123–1126

Posted by 김치유산균